이영은 1996년 12월 03일 ~ 2024년 12월 26일 알림 설정 로그인 후에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회원가입 알림 공유하기 복사 페이스북 공유 카카오톡 공유 공유 이영은 1996년 12월 03일 ~ 2024년 12월 26일 홈 사진첩 타임라인 Description 이영은님의 추모공간 이 추모공간은 우리가 사랑했던 영은님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사랑하는 영은님을 위해,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해 따뜻한 위로와 추억을 나눠주세요. 고맙습니다. 추모의 글 (62) 신윤하 친구/지인 2025년 04월 11일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화창한 봄 날씨 근데 왜 이영은이 없지 멈칫하는 순간들이 많아진다. 공유하기 이은조 친구 2025년 04월 03일 봄이다 영은아 며칠 전에는 유진이가 파리에서 나 있는 곳까지 와줬어 웃는 모습이 너랑 너무 비슷해서 네가 온 것 같았어 하루종일 네 이야기 했어 네가 얼마나 삶과 가까운 사람이었는지 저번에 한국에서 써준 편지 잔뜩 안고 왔는데 아직 펼쳐보진 못했어 너의 글에서.. 읽을 수 있는 건 평화야 결연한 평화 나에게 너는 여전히 그래 꿈에 나오는 얼굴이 밝아서 좋아 저번 꿈에서는 일년 동안 너랑 같이 살았어 좀더 자주 와주라 매일 나와도 돼 오늘도 미안해 사랑해 공유하기 박주인 친구/지인 2025년 02월 26일 영은 추모식은 바람은 차지만 햇볕이 따뜻했고, 49재는 하얀 눈이 펑펑 내렸어요. 원래 신발과 옷, 사진을 태워보낸다는데 날씨가 이래서 스님이 다음날에 하신다고 했어요. 그날은 정월대보름이라 언니의 몫으로 오곡밥도 먹었어요. 맛이 찰졌어요. 우리가 있는 곳이 절이고 날이 추워서, 배차 간격이 긴 버스를 기다리던 내발디딤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여기에 오기까지 자기 담당이면 자료를 외우고 아니라면 노닥거려야 하는데, 대웅전이 무슨 의미이고 기둥이 짝수고 이런 말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방학이 아니라 연차나 휴가인 거고, 초보 딱지를 붙인 자동차를 끌고도 오는 거라, 우리는 서성이고 언니의 사진이 앞에 놓여있어서 슬펐어요. 함께 했어요 언니도. 이제니 시인의 ‘발 없는 새’를 읽으며 언니가 생각났어요. 언니가 아는지는 모르지만, 이 시를 내가 알게 된 후에, 우리가 마주친 게 아니라 만났더라면, 분명히 알려줬을 거예요. 언니가 떠오르면 이 시를 읽을 것 같아요. 앞으로... 영은 추모식은 바람은 차지만 햇볕이 따뜻했고, 49재는 하얀 눈이 펑펑 내렸어요. 원래 신발과 옷, 사진을 태워보낸다는데 날씨가 이래서 스님이 다음날에 하신다고 했어요. 그날은 정월대보름이라 언니의 몫으로 오곡밥도 먹었어요. 맛이 찰졌어요. 우리가 있는 곳이 절이고 날이 추워서, 배차 간격이 긴 버스를 기다리던 내발디딤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여기에 오기까지 자기 담당이면 자료를 외우고 아니라면 노닥거려야 하는데, 대웅전이 무슨 의미이고 기둥이 짝수고 이런 말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방학이 아니라 연차나 휴가인 거고, 초보 딱지를 붙인 자동차를 끌고도 오는 거라, 우리는 서성이고 언니의 사진이 앞에 놓여있어서 슬펐어요. 함께 했어요 언니도. 이제니 시인의 ‘발 없는 새’를 읽으며 언니가 생각났어요. 언니가 아는지는 모르지만, 이 시를 내가 알게 된 후에, 우리가 마주친 게 아니라 만났더라면, 분명히 알려줬을 거예요. 언니가 떠오르면 이 시를 읽을 것 같아요. 앞으로 이 시도 읽어요. 애쓰지 않아도 외워질 거예요. 언니. 청춘으로 와요. 모퉁이에 있어요. 온도로 있어요. 잠으로 와요. 단추로 달아요. 한없이 와요. 사각이 돼요. 무한증식해요. 질감으로 날아가요. 질문에서 만나요. - 발 없는 새 청춘은 다 고아지. 새벽 이슬을 맞고 허공에 얼굴을 묻을 때 바람은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지. 이제 우리 어디로 갈까. 이제 우리 무엇을 할까. 어디든 어디든 무엇이든 무엇이든. 청춘은 다 고아지. 도착하지 않은 바람처럼 떠돌아다니지. 나는 발 없는 새. 불꽃 같은 삶은 내게 어울리지 않아. 옷깃에서 떨어진 단추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나. 난 사라진 단춧구멍 같은 너를 생각하지. 작은 구멍으로만 들락날락 거리는 바람처럼 네게로 갔다 내게로 돌아오지. 우리는 한없이 둥글고 한없이 부풀고 걸핏하면 울음을 터뜨리려고 해. 질감 없이 부피 없이 자꾸만 날아오르려고 하지. 구체성이 결여된 삶도 사각의 모퉁이는 허용될까. 나는 기대어 쉴 만한 곳이 필요해. 각진 곳이 필요해. 널브러진 채로 몸을 접을 만한 작은 공간이 필요해. 나무로 만든 작은 관이라면 더 좋겠지. 나는 거기 누워 꿈 같은 잠을 잘 거야. 잠 같은 꿈을 꿀 거야. 눈을 감았다 뜨는 사이에 내가 어디로 흘러와 있는지 볼 거야. 누구든 한번은 태어나고 한번은 죽지. 한번 태어났음에도 또다시 죽으려는 사람들. 한번 죽었는데도 또다시 태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 제대로 태어나지도 제대로 죽지도 못하는 사람들. 청춘은 다 고아지. 미로의 길을 헤매는 열망처럼 나아갔다 되돌아오지. 입말 속을 구르는 불안처럼 무한증식하지. 나의 검은 펜은 오늘도 꿈속의 단어들을 받아적지. 떠오를 수 있을 데까지 떠올랐던 높이를 기록하지. 나의 두 발은 어디로 사라졌나. 짐작할 수 없는 침묵 속에 숨겨두었나. 짐작할 수 없는 온도 속에 묻어두었나. 짐작할 수 없는 온도는 짐작할 수 없는 높이를 수반하지. 높이는 종종 깊이라는 말로 오인되지. 다다르지 못한 온도를 노래할 수 있는가. 다다르지 못한 온도를 아낄 수 있는가. 우리의 대답은 언제나 질문으로 시작해서 질문으로 끝나지. 청춘은 다 고아지. 헛된 비유의 문장들을 이마에 새기지. 어디에도 없는 문장들이 쌓여만 가지. 위안 없는 사물들의 이름으로 시간을 견뎌내지. 이제니, 아마도 아프리카 중 더보기 공유하기 이은조 친구 2025년 02월 13일 영은아 다 보고 있었지? 너를 위해 정말 많이들 애써주셨어. 너를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들, 너를 특별하고 소중하게 기억하고 사랑하는 분들이 이리 많다는 걸 알겠지. 네가 우리에게 줬던 사랑이 넘치고 흘러서 모두 너에게로 가고 있나 봐. 나는 지금으로부터 나아지고 편안해지는 걸 오랫동안 거부할 거야. 이게 어떤 마음인지 알겠지. 나를 포함한, 너의 소중한 친구들이 네 모든 순간 함께였어도 마지막이 변하지 않았을 것이란 게 사실일지언정, 너에게 내밀 수 있던 손만큼의 무게, 물을 수 있던 안부의 개수, 네가 어디 있든 달려가 힘껏 안을 수 있던 기회만큼을 가지고 앞으로 살아가겠단 마음을. 숱한 전화나 만남, 편지에도 미처 담을 수 없던 네가 오롯이 혼자였던 시간. 그 오래된 싸움을 견디던 너의 모든 순간, 헤아릴 수 없는 두려움 가운데서 떨고 있던 너를 위해 아무리 멀리서 무슨 일을 하고 있든 먼저 달려가지 못했어. 마지막의 너는 그렇게도 함께이고 싶어 했는데 나의 몫을 ... 영은아 다 보고 있었지? 너를 위해 정말 많이들 애써주셨어. 너를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들, 너를 특별하고 소중하게 기억하고 사랑하는 분들이 이리 많다는 걸 알겠지. 네가 우리에게 줬던 사랑이 넘치고 흘러서 모두 너에게로 가고 있나 봐. 나는 지금으로부터 나아지고 편안해지는 걸 오랫동안 거부할 거야. 이게 어떤 마음인지 알겠지. 나를 포함한, 너의 소중한 친구들이 네 모든 순간 함께였어도 마지막이 변하지 않았을 것이란 게 사실일지언정, 너에게 내밀 수 있던 손만큼의 무게, 물을 수 있던 안부의 개수, 네가 어디 있든 달려가 힘껏 안을 수 있던 기회만큼을 가지고 앞으로 살아가겠단 마음을. 숱한 전화나 만남, 편지에도 미처 담을 수 없던 네가 오롯이 혼자였던 시간. 그 오래된 싸움을 견디던 너의 모든 순간, 헤아릴 수 없는 두려움 가운데서 떨고 있던 너를 위해 아무리 멀리서 무슨 일을 하고 있든 먼저 달려가지 못했어. 마지막의 너는 그렇게도 함께이고 싶어 했는데 나의 몫을 다해 옆에 있어 주지 못했고. 네가 없이도 삶이 살아진다는 게 가장 이상한데 시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돌려지지가 않는다. 이상하게도 49재를 끝내니까 그리움이 더 커진다. 마지막에 스님이 이제 가셨습니다, 라고 하실 때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 잘가 영은아, 이 인사를 언제까지고 붙잡고 살 수 있을까. 그냥 잘 자라고, 삶은 꿈같은 것이라는데 다음 꿈을 꾸는 거냐고 속삭일까. 네가 삶을 향해 분투하던 그 모든 시간 너를 사랑한다고, 나는 언제까지고 너와 함께일 것이라 말해줄걸. 너를 위하고 사랑하는 이들이 이렇게나 많으니 우리 같이 모이자, 재철쌤의 말씀처럼 우리는 그때의 너와도 지금의 너와도 함께할 수 있으니 안심하라고, 그러니까 하루만 더 같이 살아가자고, 끊임없이 얘기해줄걸. 네가 좋아했던 아이유의 겨울잠 가사처럼 잠든 너의 꿈을 궁금해하다가. 고요히 누워있는 너의 무덤 위를 토닥이는데 뭔지 모를 온기가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고 모든 것이 조금 더 선명하게 이해되는 때가 오면 예전 웃던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겠지. 지금은 조금 더 날카롭고 세심하게, 병으로 간단히 설명되노라 마음 편히 짐작되어선 안 될 너의 시간과 나와 우리의 부재를 곱씹고 또 곱씹으며 이것이 유일한 속죄라 생각하기로 한다. 윤희에게를 볼 때마다 네 생각이 나겠지. 처음 나왔을 때 영화관에서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본다 했던 기억이 난다. 윤희가 너였을까, 새봄이나 준이 너였을까 헤아리다가도. 결국 편지의 끝은 똑같구나, 내 삶의 시작이었던 이들에겐 영원히 부치지 못할 편지도 쓰여지곤 하는구나 깨닫곤 해. 앞으로 너에게 쓸 편지를 위한 공책을 샀어. 종종 읽어줄 거지. 그러니까 오늘은 윤희의 말을 빌려서 이만 줄인다. 아마도 네가 수백 번 듣고 읽었을 문장. 너는 어떤 시간과 사람을 생각하며 그 편지를 받고 또 보냈을까. 영은아. 너와 만났던 시절에 나는 진정한 행복을 느꼈어. 그렇게 충만했던 시절은 또 오지 못할 거야. 잘자 영은아 나도 네 꿈을 꿔. 더보기 공유하기 김아름 화실 선생님 2025년 02월 10일 영은씨가 2023년에 써준 편지를 올려봅니다. 많은 분들이 추모식에서 말씀해 주신 영은씨의 글과 문장들이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화실에서 영은씨와 나누었던 대화 속에 여리고 섬세한 말들이 많았는데 점점 흐려져 갑니다. 다시 시작되는 봄에, 영은씨가 더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영은씨, 항상 너덜너덜한 테이프가 렌즈 앞에 붙어있는 핸드폰을 충전하느라 콘센트와 가장 가까운 테이블 가장자리에 앉아, 종이와 오일 파스텔을 가지고 쓱싹쓱싹 그림 그리며 얼굴에 파스텔 가루가 묻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쓱 털어내고, 매번 비슷하지만 새로운 그림에 무언가가 있는 듯 없는 듯 - 보일 듯 말 듯한 무언가를 함께 유심히 바라보고 대화 나누던 그 시간을 잊지 않을게요. 추운 겨울날, 누구라도 빨리 안사면 곧 시들어 갈 것 같던 꽃 다발을 내밀며 제 그림 속 색깔같다고 말해준 그 꽃도 다 기억할게요. 그리고 또 떠오르는 우리의 추억들을 적으러 올게요. 잘 ... 영은씨가 2023년에 써준 편지를 올려봅니다. 많은 분들이 추모식에서 말씀해 주신 영은씨의 글과 문장들이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화실에서 영은씨와 나누었던 대화 속에 여리고 섬세한 말들이 많았는데 점점 흐려져 갑니다. 다시 시작되는 봄에, 영은씨가 더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영은씨, 항상 너덜너덜한 테이프가 렌즈 앞에 붙어있는 핸드폰을 충전하느라 콘센트와 가장 가까운 테이블 가장자리에 앉아, 종이와 오일 파스텔을 가지고 쓱싹쓱싹 그림 그리며 얼굴에 파스텔 가루가 묻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쓱 털어내고, 매번 비슷하지만 새로운 그림에 무언가가 있는 듯 없는 듯 - 보일 듯 말 듯한 무언가를 함께 유심히 바라보고 대화 나누던 그 시간을 잊지 않을게요. 추운 겨울날, 누구라도 빨리 안사면 곧 시들어 갈 것 같던 꽃 다발을 내밀며 제 그림 속 색깔같다고 말해준 그 꽃도 다 기억할게요. 그리고 또 떠오르는 우리의 추억들을 적으러 올게요. 잘 쉬어요. 아름 드림. 더보기 공유하기 이은조 친구/지인 2025년 02월 03일 * 2월 9일 영은이 추모식 관련 추가 공지드립니다! - 3시부터 5시 사이 영은이와 함께했던 기억, 나누고 싶은 일화, 추모의 말 등을 동그랗게 모여 앉아 자유롭게 나누고자 해요. 현장에서 경황이 없을 수도 있으니, 영은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편지를 미리 써와서 낭독하신다거나, 사전에 생각해 오시면 좋을 것 같아 다시 안내드립니다. - 공간에는 영은이를 위한 추모 단상이 만들어질 예정이에요. 영은이 사진과 꽃이 놓일 건데, 그 단상을 모두 함께 꾸며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영은이에게 받으신 선물이나 좋아했던 시집, 책, 편지, 물건 등을 가지고 오셔서 함께 놔두셔도 많은 분들이 영은이를 새롭게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마지막에 추모식을 끝내며 영은이가 평소 좋아했던 노래인 김현철의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을 함께 부를까 해요. 영은이 기일과도 가까운 날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일 것 같아요. 한 번씩 미리 들어보고 오시면 도움이 될 ... * 2월 9일 영은이 추모식 관련 추가 공지드립니다! - 3시부터 5시 사이 영은이와 함께했던 기억, 나누고 싶은 일화, 추모의 말 등을 동그랗게 모여 앉아 자유롭게 나누고자 해요. 현장에서 경황이 없을 수도 있으니, 영은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편지를 미리 써와서 낭독하신다거나, 사전에 생각해 오시면 좋을 것 같아 다시 안내드립니다. - 공간에는 영은이를 위한 추모 단상이 만들어질 예정이에요. 영은이 사진과 꽃이 놓일 건데, 그 단상을 모두 함께 꾸며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영은이에게 받으신 선물이나 좋아했던 시집, 책, 편지, 물건 등을 가지고 오셔서 함께 놔두셔도 많은 분들이 영은이를 새롭게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마지막에 추모식을 끝내며 영은이가 평소 좋아했던 노래인 김현철의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을 함께 부를까 해요. 영은이 기일과도 가까운 날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일 것 같아요. 한 번씩 미리 들어보고 오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아래 가사를 공유드립니다. - 보내주신 추모금 덕분에 현장 추가 참가비는 없을 예정이에요. 마음 모아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날 편하게 오셔서 영은이를 기억하며 함께 웃고 또 슬퍼해 주세요. 원활한 참가 인원 추산을 위해 구글폼을 안 하신 분이 있다면 참석 전 미리 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날 반가운 마음으로 뵐게요. 고맙습니다. 구글폼 링크: https://shorturl.at/IqVWY 추모식 준비위 드림 (오연, 순영, 여원, 백이, 은조) -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 당신과 만나는 그날을 기억할게요 창틀 위에 촛불이 까만 밤을 수놓으면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여 가겠죠 헤어져 있을 때나 함께 있을 때도 나에겐 아무 상관 없어요 아직도 내 맘은 항상 그대 곁에 언제까지라도 영원히 우리 다시 만나면 당신 노래 불러요 온 세상이 그대 향기로 가득하게요 성탄종이 환하게 우리 맘에 울리면 그대 오시는 그 길 위에 기도할게요 헤어져 있을 때나 함께 있을 때도 나에겐 아무 상관 없어요 아직도 내 맘은 항상 그대 곁에 언제까지라도 영원히 우리 다시 만나면 당신 노래 불러요 온 세상이 그대 향기로 가득하게요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 당신과 만나는 그날을 기억할게요 더보기 공유하기 오연 가족 2025년 01월 29일 영은아 나는 진짜 바보야 너도 마찬가지야 왜 만나기로 해놓고 가버렸어 나는 너가 떠난지도 모르고 카톡했잖아 너가 가고 싶다던 그 식당은 앞으로도 못 갈 것 같아 그렇게 오랫만에 연락을 줬는데 나는 왜 무슨 일인지 묻지도 않았을까 많은 분들이 남긴 이야기를 보면서 상상했지만 여전히 너에 대해서 궁금한 게 너무 많아 근데 내가 이제와서 궁금해 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로 남아버린 영은아 너무 너무 미안해 공유하기 조선 친구/지인 2025년 01월 29일 볼이 항상 발그레했지만 반어적이게도 '풋사과'라는 말이 어울린다고 고등학생 때부터 내내 생각해 왔어 드문드문한 지난 추억들인지라 다른 분들이 네게 남긴 메시지들을 봤어 시집을 전하고, 식물을 선물하는 영은이 너는 한결같이 착했더라 영은아 정말 편안하길 바랄게 나는 내 최선을 다할게 공유하기 채윤/까르 친구/지인 2025년 01월 27일 언젠가부터 죽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일상적으로 하며 살아서. 영은님의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남일 같지 않았습니다. 깊은 사정은 다를테지만, 사는 것이 참 힘든 그 마음만은 알 것 같아서요. 우연히 만났던 어느 날. 제게 꽃을 주셨죠. 꽃은 금새 시들었지만 꽃을 꾸며주기 위해 다발에 함께 담겨있던 초록 식물은 뿌리를 한 뼘 가량 내릴 때까지 열심히 자랐습니다. 그것이 참 신비롭고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 소식을 서로 나누곤 했죠. 만남을 약속했었는데. 이번 생에서는 어려워졌네요.. 저에게도 하루하루가 생존이라서. 지키지 못한 약속을 후회할 여력도 여유도 제게 없지만. 이곳에 혼자 생존한 것이 아픕니다. 이게 다 뭘까 싶습니다. 왜 다정한 이들은 이렇게 사라져야만 하는 걸까요. 왜 이 세상은 매정하게 자신을 지키는 자들만이 살아남는 것 같을까요. 언젠가 우주의 먼지로. 제가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영인님은 영인님이 평안하신 곳에서 편히, 자유로이... 언젠가부터 죽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일상적으로 하며 살아서. 영은님의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남일 같지 않았습니다. 깊은 사정은 다를테지만, 사는 것이 참 힘든 그 마음만은 알 것 같아서요. 우연히 만났던 어느 날. 제게 꽃을 주셨죠. 꽃은 금새 시들었지만 꽃을 꾸며주기 위해 다발에 함께 담겨있던 초록 식물은 뿌리를 한 뼘 가량 내릴 때까지 열심히 자랐습니다. 그것이 참 신비롭고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 소식을 서로 나누곤 했죠. 만남을 약속했었는데. 이번 생에서는 어려워졌네요.. 저에게도 하루하루가 생존이라서. 지키지 못한 약속을 후회할 여력도 여유도 제게 없지만. 이곳에 혼자 생존한 것이 아픕니다. 이게 다 뭘까 싶습니다. 왜 다정한 이들은 이렇게 사라져야만 하는 걸까요. 왜 이 세상은 매정하게 자신을 지키는 자들만이 살아남는 것 같을까요. 언젠가 우주의 먼지로. 제가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영인님은 영인님이 평안하신 곳에서 편히, 자유로이 존재하고 계셔주세요. 육신을 지니고, 수많은 기억과 아픔 속에서 힘겨웠던 이 땅을. 부디 자유롭게 누비시다 평안히 올라가시길 바랍니다.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시길 바랍니다. 명복을 오래오래 기도드리겠습니다. 더보기 공유하기 이은조 친구/지인 2025년 01월 27일 우리 곁을 먼저 떠난 사랑하는 영은이를 추모하는 자리를 갖고자 합니다. 일정이 담긴 포스터와 참석인원 추산을 위한 구글폼 링크를 공유합니다. 참석 전 링크를 통해 양식 작성을 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보다 자세한 추모식 소개글과 후원 안내도 함께 적혀있습니다. - 구글폼 링크: https://shorturl.at/IqVWY - 날짜: 2월 9일 일요일 - 시간: 오후 2시 - 5시 - 장소: 서울 서초구 효령로 131 청권빌딩 2층 - 후원금 계좌번호: 카카오뱅크 7942-12-36995 (예금주 윤00) 편하게 오셔서 마음과 이야기를 나누며 영은이의 안식과 평안을 기원해주세요. 고맙습니다. 2 공유하기 우린 친구/지인 2025년 01월 20일 오늘 밤 네가 잠들 때 오늘 밤 네가 내게서 멀어져 너만의 슬픈 방으로 잠들 때 꿈 속에서 내 팔을 베고 누운 근심으로 무거워진 아름다운 목 너를 방해하는 건 내게로 던져버려 슬픈 생각들도 흐트러뜨려 그러면, 난 그 어둠들을 그림자 속에 그러모을게. 땅만 바라보며 이삭 줍는 사람처럼 사랑에 취해, 장미와 백합과 팬지의 수를 헤아리는 사람처럼... 안나 드 노아이유 <사랑의 시들> 1924 네가, 멀리 떠나는 내게 준 시를 오늘에야 적어봐. 나도 네게 이런 위로와 곁을 줄 수 있었다면... 집으로 오는 길에 본 큰 나무들 위에, 네가 앉아있는 상상을 했어.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이상하게 느껴지는 네가 죽었다는 생각을 하고, 글로도 여러 번 적어봤는데 너무 빨리 애도하고 추모한 것 같아. 뭔가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왜냐면 아직도 사실이 아닌 것 같거든. 그래서 이런 말을 적는 것도 기분이 이상해. 생각할... 오늘 밤 네가 잠들 때 오늘 밤 네가 내게서 멀어져 너만의 슬픈 방으로 잠들 때 꿈 속에서 내 팔을 베고 누운 근심으로 무거워진 아름다운 목 너를 방해하는 건 내게로 던져버려 슬픈 생각들도 흐트러뜨려 그러면, 난 그 어둠들을 그림자 속에 그러모을게. 땅만 바라보며 이삭 줍는 사람처럼 사랑에 취해, 장미와 백합과 팬지의 수를 헤아리는 사람처럼... 안나 드 노아이유 <사랑의 시들> 1924 네가, 멀리 떠나는 내게 준 시를 오늘에야 적어봐. 나도 네게 이런 위로와 곁을 줄 수 있었다면... 집으로 오는 길에 본 큰 나무들 위에, 네가 앉아있는 상상을 했어.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이상하게 느껴지는 네가 죽었다는 생각을 하고, 글로도 여러 번 적어봤는데 너무 빨리 애도하고 추모한 것 같아. 뭔가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왜냐면 아직도 사실이 아닌 것 같거든. 그래서 이런 말을 적는 것도 기분이 이상해. 생각할수록 네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 같아. 삶도, 밥처럼, 한 숟가락씩 십시일반해서 줄 수 있는 것이었다면. 내가 그릇을 들고 어디까지나 누구에게나 찾아가 네 몫의 삶을 가득 넘치게 받을텐데. 방금까지 여기 있던 사람이 떠난 것처럼 그리워. 더보기 1 공유하기 이은조 친구/지인 2025년 01월 08일 오늘도 네가 보내줬던 노래를 듣는다. 우리는 서로가 좋아하는 노래를 주고받는 것으로 안부를 대신하는 날도 많았지. 어떤 곡은 백 마디 말보다 서로의 상태를 명징하게 전해주었고 네가 그 시절에 아끼던 노래들은 차마 지금은 듣지 못하겠어서 넘긴다. 나는 네가 그만두려고 포기한 게 아니라 누구보다 살려고 노력했다는 걸 생각하면 온전히 멈추게 돼. 아이들에게 사는 건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노후를 상상하면 항상 힘이 난다고 말했을 만큼 너는 삶을 향해있었는데. 나아간다,는 동사를 좋아했잖아 너는 지난 일을 추스르고 하루를 보듬는 일의 전문가였잖아 네 몸이 아닌 것들까지 그랬던 네가 내밀었던 손을 다 잡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많은 분들이 각자의 잘못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해줘서 혼자 여러 번 따져봤어. 네가 진실과 사실을 구별해야 한다고 했잖아 그거 한 번 해봤어. 그런데 모든 감정을 뒤로하고 사실만 놓고 따져봤을 때조차 잘못이 맞아서 너무 미안해 영은아 미안해...... 오늘도 네가 보내줬던 노래를 듣는다. 우리는 서로가 좋아하는 노래를 주고받는 것으로 안부를 대신하는 날도 많았지. 어떤 곡은 백 마디 말보다 서로의 상태를 명징하게 전해주었고 네가 그 시절에 아끼던 노래들은 차마 지금은 듣지 못하겠어서 넘긴다. 나는 네가 그만두려고 포기한 게 아니라 누구보다 살려고 노력했다는 걸 생각하면 온전히 멈추게 돼. 아이들에게 사는 건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노후를 상상하면 항상 힘이 난다고 말했을 만큼 너는 삶을 향해있었는데. 나아간다,는 동사를 좋아했잖아 너는 지난 일을 추스르고 하루를 보듬는 일의 전문가였잖아 네 몸이 아닌 것들까지 그랬던 네가 내밀었던 손을 다 잡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많은 분들이 각자의 잘못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해줘서 혼자 여러 번 따져봤어. 네가 진실과 사실을 구별해야 한다고 했잖아 그거 한 번 해봤어. 그런데 모든 감정을 뒤로하고 사실만 놓고 따져봤을 때조차 잘못이 맞아서 너무 미안해 영은아 미안해... 미안해서 어떡하지 이걸 너에게 갚을 길이 없어. 어떻게 하면 속죄할 수 있을까? 우는 것도 보고 싶은 것도 사랑하는 것도 모자른데. 죽음 앞에서 설득이란 있을 수 없고 네가 구원이라 표현했던 것은 오로지 행동이었는데. 더보기 공유하기 해나 친구/지인 2025년 01월 06일 선배, 다르게 부른 적은 없어서 어색한 호칭을 적어봐요. 함께 했던 경험은 선관위 정도. 그런데 이 부고가 꽤 오래 머무네요. 몇번을 이곳에 들어와서 읽고 또 읽어봤어요. 살아남는다는 게 무슨 일일까 종종 생각해요. 사는 것보단 남는 일 같다고... 누군가 떠날 때마다. 명복을 빕니다. 공유하기 진은교 친구/지인 2025년 01월 06일 영은 너무너무 보고시퍼 어디 간 거야아 공유하기 여원 친구/지인 2025년 01월 05일 영은아 방을 쓸다가, 얼굴에 물기를 닦다가, 학교로 올라가다가 네가 막 생각나. 왜 나는 널 안아주지 않고 택시에 태워보냈을까 왜 네 핸드폰을 직접 갖다주지 않았을까 왜 생일 축하 메시지만 보내고 만날 날짜는 잡지 못했을까 너의 표정을 읽었음에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누었고, 난 지금 그게 너무 후회돼. 우리 집에서 자고 가라고 할 걸. 그 순간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너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이었을 텐데. 네가 그랬잖아. 친구는 내 몸과 같다고.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왜 난 그 때 망설였을까. 언젠가 차분하게 너와의 기억을 정성스레 빨래 개듯이 적어두고, 추억하고 싶어. 지금 이렇게 쏟아지는 감정들을 쏟아지게 둘게 영은아 또 올게 공유하기 나리 친구/지인 2025년 01월 05일 안녕 영은아. 졸업 후에 한 번도 널 보지 못해 어떤 삶을 살아온 지도 잘 모르지만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너의 모습을 꺼내어 이렇게 짧은 편지라도 남겨봐. 활짝 웃는 모습이 귀여웠던 영은아. 늘 모두에게 다정한 눈빛과 말투로 대해줬던 게 떠오르네. 지금 어디에 있든 그 곳은 너무 어둡지 않길 바라. 따뜻하고 포근한 어딘가에서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 안에서,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내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게. 만나지 못해 아쉽다. 고마웠어, 영은아! 공유하기 홍순영 친구/지인 2025년 01월 05일 오늘은 경복궁에 갔는데 어김없이 너를 생각했어! 우리 같이 경복궁 갔었잖아~ 따뜻한 봄날이었는데. 너는 눈을 감고 미소 지으며 바람을 느꼈던 것 같아. 고즈넉한 삼청동 길도, 운치 있던 서촌 길도 우리는 손을 잡고 동그랗게 걸었고. 너무너무 그리워~ 공유하기 Jiyoon 친구/지인 2025년 01월 04일 영은님 안녕하세요. 지윤이에요. 주섬거리며 영은을 알고 있는 친구와 통화했어요. 그러다 언니에게 전화로 혼이났어요. 아침부터 저와 밥먹으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아직 출발을 안했냐면서요. 조심스레 영은님얘길했는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빨리 출발할수 있었던게 아니냐고 하네요. 미안하다고 하고 출발해요. 이걸로 다투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한살이 안된 조카랑 내내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구요. 영은님 왜 그러셨어요? 저는 이말을 묻지 않는게 이상해요. 우리가 일기모임을 했던게 기억나요. 6-7월이었죠. 저는 당시에 인간관계등의 일로 많이 지쳐있었어요. 쳐낼 일은 어떻게든 해나가면서 정신을 잡으려 애쓰고 있었지만 제 일기에는 분노 슬픔같은 우울한 내용도 많았어요. 영은님의 글은 그에비해 짧고 대상을 멀리 두고 있는 거 같았어요 거리감이 느껴졌달까요. 할머니가 과거의 한부분을 회상하듯이요. 푸른빛깔의 속이 비치는 가벼운 천이 바닷가에서 흩날리고 저는 그 틈으... 영은님 안녕하세요. 지윤이에요. 주섬거리며 영은을 알고 있는 친구와 통화했어요. 그러다 언니에게 전화로 혼이났어요. 아침부터 저와 밥먹으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아직 출발을 안했냐면서요. 조심스레 영은님얘길했는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빨리 출발할수 있었던게 아니냐고 하네요. 미안하다고 하고 출발해요. 이걸로 다투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한살이 안된 조카랑 내내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구요. 영은님 왜 그러셨어요? 저는 이말을 묻지 않는게 이상해요. 우리가 일기모임을 했던게 기억나요. 6-7월이었죠. 저는 당시에 인간관계등의 일로 많이 지쳐있었어요. 쳐낼 일은 어떻게든 해나가면서 정신을 잡으려 애쓰고 있었지만 제 일기에는 분노 슬픔같은 우울한 내용도 많았어요. 영은님의 글은 그에비해 짧고 대상을 멀리 두고 있는 거 같았어요 거리감이 느껴졌달까요. 할머니가 과거의 한부분을 회상하듯이요. 푸른빛깔의 속이 비치는 가벼운 천이 바닷가에서 흩날리고 저는 그 틈으로 영은님을 보는 거 같았어요. 영은님, 우리가 피드백을 주고 받았을때 기억하나요? 다른 사람들은 못왔던 날 은조와 정현과 저와 영은님 네 사람이 구글 밋을 통해 서로를 보고있었죠. 제 쪽에선 방의 불을 모두 꺼둔 상태여서 화면에 보이는 넷의 모습에 눈이 부쉈어요. 그렇게 비치던 영은님은 얼굴이 보고싶어요. 피드백을 하고 대화를 나누며 영은님이 상냥한 분 같다고 느꼈어요. 상냥한 말들을 해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잠시 헤어질때 제가 우리 다시 볼거라고 했죠 글로만나서 더 좋았어요. 영은님이. 영은님 푹쉬어요. 다시 만날 수 없지만 여기에 미련없이 편히 쉬시고 남겨진 사람들 너무 마음 아프지않게 도와주세요. 그동안 좋은 인생을 살았어요. 그래도 영은님 이야기를 못들은게 아쉽네요. 다시만나면 나눌줄 알았더니 저는 영은님의 장편글을 읽어보고 싶었는데요 줏어담기도 싫고 다 말해도 그게 전부가 아닌거 같아 늘어놓게 되는 글요. 그랬다면 영은님의 상황이나 마음을 더 알 수 있지않았을까, 제가 도울 수 있는게 있지 않았겠는가 아쉬움이 남아서요. 우리가 나누었던 블로그 글과 피드백할 말을 고르던 당신의 상냥한 태도를 기억할게요. 더보기 공유하기 이은조 친구/지인 2025년 01월 04일 영은 이번이 마지막 생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뭐 어쩌겠어 다시 태어나야지 다음에 나랑 자매로 태어나 내가 언니 할 거야 사랑만 해줄 거고 부둥부둥 우리 동생 잘한다 예뻐만 해줄 거고 어떤 일이 있어도 세상 끝까지 너를 지킬 거야 실패하지 않는 사랑으로 누구도 죽지 않게 할 거니까 그러니까 어디 다른 데서 태어나지 말고 잘 쉬고 기다리고 있어 다른 건 너의 소중한 이들에게 양보할 테니 친언니 역할만 하게 해줘 제발트에 따르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데 ‘아마도 오늘날 생각하는 것처럼 시간이 흐르지 않고, 흘러가지 않아서 내가 그 뒤로 돌아갈 수 있다면, 거기서 모든 것이 과거처럼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좀 더 정확히 말해 모든 시간의 순간들이 동시에 나란히 존재하거나 혹은 역사가 이야기하는 것 중 어느 것도 옳지 않았으면, 일어난 것이 아직 일어나지 않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다른 순간에 비로소 일어났으면’ 그러니까 우리는 겹겹이 포개진 동시성의 세계 안에서... 영은 이번이 마지막 생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뭐 어쩌겠어 다시 태어나야지 다음에 나랑 자매로 태어나 내가 언니 할 거야 사랑만 해줄 거고 부둥부둥 우리 동생 잘한다 예뻐만 해줄 거고 어떤 일이 있어도 세상 끝까지 너를 지킬 거야 실패하지 않는 사랑으로 누구도 죽지 않게 할 거니까 그러니까 어디 다른 데서 태어나지 말고 잘 쉬고 기다리고 있어 다른 건 너의 소중한 이들에게 양보할 테니 친언니 역할만 하게 해줘 제발트에 따르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데 ‘아마도 오늘날 생각하는 것처럼 시간이 흐르지 않고, 흘러가지 않아서 내가 그 뒤로 돌아갈 수 있다면, 거기서 모든 것이 과거처럼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좀 더 정확히 말해 모든 시간의 순간들이 동시에 나란히 존재하거나 혹은 역사가 이야기하는 것 중 어느 것도 옳지 않았으면, 일어난 것이 아직 일어나지 않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다른 순간에 비로소 일어났으면’ 그러니까 우리는 겹겹이 포개진 동시성의 세계 안에서 그 어딘가를 여행 중이라는데 지금 너는 나와 밤새도록 통화하던 작년 9월 한적한 제주도 바닷가에서 햇빛을 받고 있어 거기는 여름이 채 가시지 않아 따듯하고 온통 밝기만 해 그러니까 애도하지 않을 거야 거기서 내 편지 읽어주고 답장도 써주고 내 말도 들어주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못 자던 잠도 푹 자고 네가 사랑하던 계절의 변화를 제일 먼저 눈치채고 마중나가다 나 만나러 와주는 거 약속하는 거야 기다리고 있을게 더보기 공유하기 서상필 친구/지인 2025년 01월 03일 영은 누나,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은 소식에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누나와의 기억들을 되짚어 보아요. 처음 동아리 선후배로 만났던 날로, 낯가리고 어색해서 어쩔줄 모르는 제게 선배의 눈빛과 미소는 제게 잊을 수 없는 따스함이자 보드라움이었어요. 그 후로 함께 했던 시간들 속 누나는 늘 그런 미소를 가진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이따금 그 안에 담담하지만 강한 힘이 느껴질 때면 참 멋진 사람이다 생각하면서 동경하기도 했어요. 비록 우리가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물었던 시간이 너무 오래되었음에도 누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건 왜 일까요… 이 세상 너머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반갑게 인사 나눌 날을 기다리며, 선배의 따스함을 그리워하며 다시 마주할 날을 기다릴게요. 꼭 다시 만나요. 그때까지 그 곳이 어디든 평안하게 머물기를 먼 곳에서 바라고 기도해요. 공유하기 더 보기 추억과 애도 공유하기 Comment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카카오 네이버로 가입하기 페이스북으로 가입하기 또는 이메일 비밀번호 아직 계정이 없으신가요? 가입하기 이름 이메일 비밀번호 비밀번호 확인 이미 계정이 있으신가요? 로그인 하기 message Close
이은조 친구 2025년 04월 03일 봄이다 영은아 며칠 전에는 유진이가 파리에서 나 있는 곳까지 와줬어 웃는 모습이 너랑 너무 비슷해서 네가 온 것 같았어 하루종일 네 이야기 했어 네가 얼마나 삶과 가까운 사람이었는지 저번에 한국에서 써준 편지 잔뜩 안고 왔는데 아직 펼쳐보진 못했어 너의 글에서.. 읽을 수 있는 건 평화야 결연한 평화 나에게 너는 여전히 그래 꿈에 나오는 얼굴이 밝아서 좋아 저번 꿈에서는 일년 동안 너랑 같이 살았어 좀더 자주 와주라 매일 나와도 돼 오늘도 미안해 사랑해 공유하기
박주인 친구/지인 2025년 02월 26일 영은 추모식은 바람은 차지만 햇볕이 따뜻했고, 49재는 하얀 눈이 펑펑 내렸어요. 원래 신발과 옷, 사진을 태워보낸다는데 날씨가 이래서 스님이 다음날에 하신다고 했어요. 그날은 정월대보름이라 언니의 몫으로 오곡밥도 먹었어요. 맛이 찰졌어요. 우리가 있는 곳이 절이고 날이 추워서, 배차 간격이 긴 버스를 기다리던 내발디딤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여기에 오기까지 자기 담당이면 자료를 외우고 아니라면 노닥거려야 하는데, 대웅전이 무슨 의미이고 기둥이 짝수고 이런 말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방학이 아니라 연차나 휴가인 거고, 초보 딱지를 붙인 자동차를 끌고도 오는 거라, 우리는 서성이고 언니의 사진이 앞에 놓여있어서 슬펐어요. 함께 했어요 언니도. 이제니 시인의 ‘발 없는 새’를 읽으며 언니가 생각났어요. 언니가 아는지는 모르지만, 이 시를 내가 알게 된 후에, 우리가 마주친 게 아니라 만났더라면, 분명히 알려줬을 거예요. 언니가 떠오르면 이 시를 읽을 것 같아요. 앞으로... 영은 추모식은 바람은 차지만 햇볕이 따뜻했고, 49재는 하얀 눈이 펑펑 내렸어요. 원래 신발과 옷, 사진을 태워보낸다는데 날씨가 이래서 스님이 다음날에 하신다고 했어요. 그날은 정월대보름이라 언니의 몫으로 오곡밥도 먹었어요. 맛이 찰졌어요. 우리가 있는 곳이 절이고 날이 추워서, 배차 간격이 긴 버스를 기다리던 내발디딤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여기에 오기까지 자기 담당이면 자료를 외우고 아니라면 노닥거려야 하는데, 대웅전이 무슨 의미이고 기둥이 짝수고 이런 말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방학이 아니라 연차나 휴가인 거고, 초보 딱지를 붙인 자동차를 끌고도 오는 거라, 우리는 서성이고 언니의 사진이 앞에 놓여있어서 슬펐어요. 함께 했어요 언니도. 이제니 시인의 ‘발 없는 새’를 읽으며 언니가 생각났어요. 언니가 아는지는 모르지만, 이 시를 내가 알게 된 후에, 우리가 마주친 게 아니라 만났더라면, 분명히 알려줬을 거예요. 언니가 떠오르면 이 시를 읽을 것 같아요. 앞으로 이 시도 읽어요. 애쓰지 않아도 외워질 거예요. 언니. 청춘으로 와요. 모퉁이에 있어요. 온도로 있어요. 잠으로 와요. 단추로 달아요. 한없이 와요. 사각이 돼요. 무한증식해요. 질감으로 날아가요. 질문에서 만나요. - 발 없는 새 청춘은 다 고아지. 새벽 이슬을 맞고 허공에 얼굴을 묻을 때 바람은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지. 이제 우리 어디로 갈까. 이제 우리 무엇을 할까. 어디든 어디든 무엇이든 무엇이든. 청춘은 다 고아지. 도착하지 않은 바람처럼 떠돌아다니지. 나는 발 없는 새. 불꽃 같은 삶은 내게 어울리지 않아. 옷깃에서 떨어진 단추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나. 난 사라진 단춧구멍 같은 너를 생각하지. 작은 구멍으로만 들락날락 거리는 바람처럼 네게로 갔다 내게로 돌아오지. 우리는 한없이 둥글고 한없이 부풀고 걸핏하면 울음을 터뜨리려고 해. 질감 없이 부피 없이 자꾸만 날아오르려고 하지. 구체성이 결여된 삶도 사각의 모퉁이는 허용될까. 나는 기대어 쉴 만한 곳이 필요해. 각진 곳이 필요해. 널브러진 채로 몸을 접을 만한 작은 공간이 필요해. 나무로 만든 작은 관이라면 더 좋겠지. 나는 거기 누워 꿈 같은 잠을 잘 거야. 잠 같은 꿈을 꿀 거야. 눈을 감았다 뜨는 사이에 내가 어디로 흘러와 있는지 볼 거야. 누구든 한번은 태어나고 한번은 죽지. 한번 태어났음에도 또다시 죽으려는 사람들. 한번 죽었는데도 또다시 태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 제대로 태어나지도 제대로 죽지도 못하는 사람들. 청춘은 다 고아지. 미로의 길을 헤매는 열망처럼 나아갔다 되돌아오지. 입말 속을 구르는 불안처럼 무한증식하지. 나의 검은 펜은 오늘도 꿈속의 단어들을 받아적지. 떠오를 수 있을 데까지 떠올랐던 높이를 기록하지. 나의 두 발은 어디로 사라졌나. 짐작할 수 없는 침묵 속에 숨겨두었나. 짐작할 수 없는 온도 속에 묻어두었나. 짐작할 수 없는 온도는 짐작할 수 없는 높이를 수반하지. 높이는 종종 깊이라는 말로 오인되지. 다다르지 못한 온도를 노래할 수 있는가. 다다르지 못한 온도를 아낄 수 있는가. 우리의 대답은 언제나 질문으로 시작해서 질문으로 끝나지. 청춘은 다 고아지. 헛된 비유의 문장들을 이마에 새기지. 어디에도 없는 문장들이 쌓여만 가지. 위안 없는 사물들의 이름으로 시간을 견뎌내지. 이제니, 아마도 아프리카 중 더보기 공유하기
이은조 친구 2025년 02월 13일 영은아 다 보고 있었지? 너를 위해 정말 많이들 애써주셨어. 너를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들, 너를 특별하고 소중하게 기억하고 사랑하는 분들이 이리 많다는 걸 알겠지. 네가 우리에게 줬던 사랑이 넘치고 흘러서 모두 너에게로 가고 있나 봐. 나는 지금으로부터 나아지고 편안해지는 걸 오랫동안 거부할 거야. 이게 어떤 마음인지 알겠지. 나를 포함한, 너의 소중한 친구들이 네 모든 순간 함께였어도 마지막이 변하지 않았을 것이란 게 사실일지언정, 너에게 내밀 수 있던 손만큼의 무게, 물을 수 있던 안부의 개수, 네가 어디 있든 달려가 힘껏 안을 수 있던 기회만큼을 가지고 앞으로 살아가겠단 마음을. 숱한 전화나 만남, 편지에도 미처 담을 수 없던 네가 오롯이 혼자였던 시간. 그 오래된 싸움을 견디던 너의 모든 순간, 헤아릴 수 없는 두려움 가운데서 떨고 있던 너를 위해 아무리 멀리서 무슨 일을 하고 있든 먼저 달려가지 못했어. 마지막의 너는 그렇게도 함께이고 싶어 했는데 나의 몫을 ... 영은아 다 보고 있었지? 너를 위해 정말 많이들 애써주셨어. 너를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들, 너를 특별하고 소중하게 기억하고 사랑하는 분들이 이리 많다는 걸 알겠지. 네가 우리에게 줬던 사랑이 넘치고 흘러서 모두 너에게로 가고 있나 봐. 나는 지금으로부터 나아지고 편안해지는 걸 오랫동안 거부할 거야. 이게 어떤 마음인지 알겠지. 나를 포함한, 너의 소중한 친구들이 네 모든 순간 함께였어도 마지막이 변하지 않았을 것이란 게 사실일지언정, 너에게 내밀 수 있던 손만큼의 무게, 물을 수 있던 안부의 개수, 네가 어디 있든 달려가 힘껏 안을 수 있던 기회만큼을 가지고 앞으로 살아가겠단 마음을. 숱한 전화나 만남, 편지에도 미처 담을 수 없던 네가 오롯이 혼자였던 시간. 그 오래된 싸움을 견디던 너의 모든 순간, 헤아릴 수 없는 두려움 가운데서 떨고 있던 너를 위해 아무리 멀리서 무슨 일을 하고 있든 먼저 달려가지 못했어. 마지막의 너는 그렇게도 함께이고 싶어 했는데 나의 몫을 다해 옆에 있어 주지 못했고. 네가 없이도 삶이 살아진다는 게 가장 이상한데 시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돌려지지가 않는다. 이상하게도 49재를 끝내니까 그리움이 더 커진다. 마지막에 스님이 이제 가셨습니다, 라고 하실 때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 잘가 영은아, 이 인사를 언제까지고 붙잡고 살 수 있을까. 그냥 잘 자라고, 삶은 꿈같은 것이라는데 다음 꿈을 꾸는 거냐고 속삭일까. 네가 삶을 향해 분투하던 그 모든 시간 너를 사랑한다고, 나는 언제까지고 너와 함께일 것이라 말해줄걸. 너를 위하고 사랑하는 이들이 이렇게나 많으니 우리 같이 모이자, 재철쌤의 말씀처럼 우리는 그때의 너와도 지금의 너와도 함께할 수 있으니 안심하라고, 그러니까 하루만 더 같이 살아가자고, 끊임없이 얘기해줄걸. 네가 좋아했던 아이유의 겨울잠 가사처럼 잠든 너의 꿈을 궁금해하다가. 고요히 누워있는 너의 무덤 위를 토닥이는데 뭔지 모를 온기가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고 모든 것이 조금 더 선명하게 이해되는 때가 오면 예전 웃던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겠지. 지금은 조금 더 날카롭고 세심하게, 병으로 간단히 설명되노라 마음 편히 짐작되어선 안 될 너의 시간과 나와 우리의 부재를 곱씹고 또 곱씹으며 이것이 유일한 속죄라 생각하기로 한다. 윤희에게를 볼 때마다 네 생각이 나겠지. 처음 나왔을 때 영화관에서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본다 했던 기억이 난다. 윤희가 너였을까, 새봄이나 준이 너였을까 헤아리다가도. 결국 편지의 끝은 똑같구나, 내 삶의 시작이었던 이들에겐 영원히 부치지 못할 편지도 쓰여지곤 하는구나 깨닫곤 해. 앞으로 너에게 쓸 편지를 위한 공책을 샀어. 종종 읽어줄 거지. 그러니까 오늘은 윤희의 말을 빌려서 이만 줄인다. 아마도 네가 수백 번 듣고 읽었을 문장. 너는 어떤 시간과 사람을 생각하며 그 편지를 받고 또 보냈을까. 영은아. 너와 만났던 시절에 나는 진정한 행복을 느꼈어. 그렇게 충만했던 시절은 또 오지 못할 거야. 잘자 영은아 나도 네 꿈을 꿔. 더보기 공유하기
김아름 화실 선생님 2025년 02월 10일 영은씨가 2023년에 써준 편지를 올려봅니다. 많은 분들이 추모식에서 말씀해 주신 영은씨의 글과 문장들이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화실에서 영은씨와 나누었던 대화 속에 여리고 섬세한 말들이 많았는데 점점 흐려져 갑니다. 다시 시작되는 봄에, 영은씨가 더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영은씨, 항상 너덜너덜한 테이프가 렌즈 앞에 붙어있는 핸드폰을 충전하느라 콘센트와 가장 가까운 테이블 가장자리에 앉아, 종이와 오일 파스텔을 가지고 쓱싹쓱싹 그림 그리며 얼굴에 파스텔 가루가 묻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쓱 털어내고, 매번 비슷하지만 새로운 그림에 무언가가 있는 듯 없는 듯 - 보일 듯 말 듯한 무언가를 함께 유심히 바라보고 대화 나누던 그 시간을 잊지 않을게요. 추운 겨울날, 누구라도 빨리 안사면 곧 시들어 갈 것 같던 꽃 다발을 내밀며 제 그림 속 색깔같다고 말해준 그 꽃도 다 기억할게요. 그리고 또 떠오르는 우리의 추억들을 적으러 올게요. 잘 ... 영은씨가 2023년에 써준 편지를 올려봅니다. 많은 분들이 추모식에서 말씀해 주신 영은씨의 글과 문장들이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화실에서 영은씨와 나누었던 대화 속에 여리고 섬세한 말들이 많았는데 점점 흐려져 갑니다. 다시 시작되는 봄에, 영은씨가 더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영은씨, 항상 너덜너덜한 테이프가 렌즈 앞에 붙어있는 핸드폰을 충전하느라 콘센트와 가장 가까운 테이블 가장자리에 앉아, 종이와 오일 파스텔을 가지고 쓱싹쓱싹 그림 그리며 얼굴에 파스텔 가루가 묻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쓱 털어내고, 매번 비슷하지만 새로운 그림에 무언가가 있는 듯 없는 듯 - 보일 듯 말 듯한 무언가를 함께 유심히 바라보고 대화 나누던 그 시간을 잊지 않을게요. 추운 겨울날, 누구라도 빨리 안사면 곧 시들어 갈 것 같던 꽃 다발을 내밀며 제 그림 속 색깔같다고 말해준 그 꽃도 다 기억할게요. 그리고 또 떠오르는 우리의 추억들을 적으러 올게요. 잘 쉬어요. 아름 드림. 더보기 공유하기
이은조 친구/지인 2025년 02월 03일 * 2월 9일 영은이 추모식 관련 추가 공지드립니다! - 3시부터 5시 사이 영은이와 함께했던 기억, 나누고 싶은 일화, 추모의 말 등을 동그랗게 모여 앉아 자유롭게 나누고자 해요. 현장에서 경황이 없을 수도 있으니, 영은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편지를 미리 써와서 낭독하신다거나, 사전에 생각해 오시면 좋을 것 같아 다시 안내드립니다. - 공간에는 영은이를 위한 추모 단상이 만들어질 예정이에요. 영은이 사진과 꽃이 놓일 건데, 그 단상을 모두 함께 꾸며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영은이에게 받으신 선물이나 좋아했던 시집, 책, 편지, 물건 등을 가지고 오셔서 함께 놔두셔도 많은 분들이 영은이를 새롭게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마지막에 추모식을 끝내며 영은이가 평소 좋아했던 노래인 김현철의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을 함께 부를까 해요. 영은이 기일과도 가까운 날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일 것 같아요. 한 번씩 미리 들어보고 오시면 도움이 될 ... * 2월 9일 영은이 추모식 관련 추가 공지드립니다! - 3시부터 5시 사이 영은이와 함께했던 기억, 나누고 싶은 일화, 추모의 말 등을 동그랗게 모여 앉아 자유롭게 나누고자 해요. 현장에서 경황이 없을 수도 있으니, 영은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편지를 미리 써와서 낭독하신다거나, 사전에 생각해 오시면 좋을 것 같아 다시 안내드립니다. - 공간에는 영은이를 위한 추모 단상이 만들어질 예정이에요. 영은이 사진과 꽃이 놓일 건데, 그 단상을 모두 함께 꾸며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영은이에게 받으신 선물이나 좋아했던 시집, 책, 편지, 물건 등을 가지고 오셔서 함께 놔두셔도 많은 분들이 영은이를 새롭게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마지막에 추모식을 끝내며 영은이가 평소 좋아했던 노래인 김현철의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을 함께 부를까 해요. 영은이 기일과도 가까운 날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일 것 같아요. 한 번씩 미리 들어보고 오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아래 가사를 공유드립니다. - 보내주신 추모금 덕분에 현장 추가 참가비는 없을 예정이에요. 마음 모아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날 편하게 오셔서 영은이를 기억하며 함께 웃고 또 슬퍼해 주세요. 원활한 참가 인원 추산을 위해 구글폼을 안 하신 분이 있다면 참석 전 미리 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날 반가운 마음으로 뵐게요. 고맙습니다. 구글폼 링크: https://shorturl.at/IqVWY 추모식 준비위 드림 (오연, 순영, 여원, 백이, 은조) -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 당신과 만나는 그날을 기억할게요 창틀 위에 촛불이 까만 밤을 수놓으면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여 가겠죠 헤어져 있을 때나 함께 있을 때도 나에겐 아무 상관 없어요 아직도 내 맘은 항상 그대 곁에 언제까지라도 영원히 우리 다시 만나면 당신 노래 불러요 온 세상이 그대 향기로 가득하게요 성탄종이 환하게 우리 맘에 울리면 그대 오시는 그 길 위에 기도할게요 헤어져 있을 때나 함께 있을 때도 나에겐 아무 상관 없어요 아직도 내 맘은 항상 그대 곁에 언제까지라도 영원히 우리 다시 만나면 당신 노래 불러요 온 세상이 그대 향기로 가득하게요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 당신과 만나는 그날을 기억할게요 더보기 공유하기
오연 가족 2025년 01월 29일 영은아 나는 진짜 바보야 너도 마찬가지야 왜 만나기로 해놓고 가버렸어 나는 너가 떠난지도 모르고 카톡했잖아 너가 가고 싶다던 그 식당은 앞으로도 못 갈 것 같아 그렇게 오랫만에 연락을 줬는데 나는 왜 무슨 일인지 묻지도 않았을까 많은 분들이 남긴 이야기를 보면서 상상했지만 여전히 너에 대해서 궁금한 게 너무 많아 근데 내가 이제와서 궁금해 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로 남아버린 영은아 너무 너무 미안해 공유하기
조선 친구/지인 2025년 01월 29일 볼이 항상 발그레했지만 반어적이게도 '풋사과'라는 말이 어울린다고 고등학생 때부터 내내 생각해 왔어 드문드문한 지난 추억들인지라 다른 분들이 네게 남긴 메시지들을 봤어 시집을 전하고, 식물을 선물하는 영은이 너는 한결같이 착했더라 영은아 정말 편안하길 바랄게 나는 내 최선을 다할게 공유하기
채윤/까르 친구/지인 2025년 01월 27일 언젠가부터 죽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일상적으로 하며 살아서. 영은님의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남일 같지 않았습니다. 깊은 사정은 다를테지만, 사는 것이 참 힘든 그 마음만은 알 것 같아서요. 우연히 만났던 어느 날. 제게 꽃을 주셨죠. 꽃은 금새 시들었지만 꽃을 꾸며주기 위해 다발에 함께 담겨있던 초록 식물은 뿌리를 한 뼘 가량 내릴 때까지 열심히 자랐습니다. 그것이 참 신비롭고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 소식을 서로 나누곤 했죠. 만남을 약속했었는데. 이번 생에서는 어려워졌네요.. 저에게도 하루하루가 생존이라서. 지키지 못한 약속을 후회할 여력도 여유도 제게 없지만. 이곳에 혼자 생존한 것이 아픕니다. 이게 다 뭘까 싶습니다. 왜 다정한 이들은 이렇게 사라져야만 하는 걸까요. 왜 이 세상은 매정하게 자신을 지키는 자들만이 살아남는 것 같을까요. 언젠가 우주의 먼지로. 제가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영인님은 영인님이 평안하신 곳에서 편히, 자유로이... 언젠가부터 죽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일상적으로 하며 살아서. 영은님의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남일 같지 않았습니다. 깊은 사정은 다를테지만, 사는 것이 참 힘든 그 마음만은 알 것 같아서요. 우연히 만났던 어느 날. 제게 꽃을 주셨죠. 꽃은 금새 시들었지만 꽃을 꾸며주기 위해 다발에 함께 담겨있던 초록 식물은 뿌리를 한 뼘 가량 내릴 때까지 열심히 자랐습니다. 그것이 참 신비롭고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 소식을 서로 나누곤 했죠. 만남을 약속했었는데. 이번 생에서는 어려워졌네요.. 저에게도 하루하루가 생존이라서. 지키지 못한 약속을 후회할 여력도 여유도 제게 없지만. 이곳에 혼자 생존한 것이 아픕니다. 이게 다 뭘까 싶습니다. 왜 다정한 이들은 이렇게 사라져야만 하는 걸까요. 왜 이 세상은 매정하게 자신을 지키는 자들만이 살아남는 것 같을까요. 언젠가 우주의 먼지로. 제가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영인님은 영인님이 평안하신 곳에서 편히, 자유로이 존재하고 계셔주세요. 육신을 지니고, 수많은 기억과 아픔 속에서 힘겨웠던 이 땅을. 부디 자유롭게 누비시다 평안히 올라가시길 바랍니다.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시길 바랍니다. 명복을 오래오래 기도드리겠습니다. 더보기 공유하기
이은조 친구/지인 2025년 01월 27일 우리 곁을 먼저 떠난 사랑하는 영은이를 추모하는 자리를 갖고자 합니다. 일정이 담긴 포스터와 참석인원 추산을 위한 구글폼 링크를 공유합니다. 참석 전 링크를 통해 양식 작성을 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보다 자세한 추모식 소개글과 후원 안내도 함께 적혀있습니다. - 구글폼 링크: https://shorturl.at/IqVWY - 날짜: 2월 9일 일요일 - 시간: 오후 2시 - 5시 - 장소: 서울 서초구 효령로 131 청권빌딩 2층 - 후원금 계좌번호: 카카오뱅크 7942-12-36995 (예금주 윤00) 편하게 오셔서 마음과 이야기를 나누며 영은이의 안식과 평안을 기원해주세요. 고맙습니다. 2 공유하기
우린 친구/지인 2025년 01월 20일 오늘 밤 네가 잠들 때 오늘 밤 네가 내게서 멀어져 너만의 슬픈 방으로 잠들 때 꿈 속에서 내 팔을 베고 누운 근심으로 무거워진 아름다운 목 너를 방해하는 건 내게로 던져버려 슬픈 생각들도 흐트러뜨려 그러면, 난 그 어둠들을 그림자 속에 그러모을게. 땅만 바라보며 이삭 줍는 사람처럼 사랑에 취해, 장미와 백합과 팬지의 수를 헤아리는 사람처럼... 안나 드 노아이유 <사랑의 시들> 1924 네가, 멀리 떠나는 내게 준 시를 오늘에야 적어봐. 나도 네게 이런 위로와 곁을 줄 수 있었다면... 집으로 오는 길에 본 큰 나무들 위에, 네가 앉아있는 상상을 했어.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이상하게 느껴지는 네가 죽었다는 생각을 하고, 글로도 여러 번 적어봤는데 너무 빨리 애도하고 추모한 것 같아. 뭔가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왜냐면 아직도 사실이 아닌 것 같거든. 그래서 이런 말을 적는 것도 기분이 이상해. 생각할... 오늘 밤 네가 잠들 때 오늘 밤 네가 내게서 멀어져 너만의 슬픈 방으로 잠들 때 꿈 속에서 내 팔을 베고 누운 근심으로 무거워진 아름다운 목 너를 방해하는 건 내게로 던져버려 슬픈 생각들도 흐트러뜨려 그러면, 난 그 어둠들을 그림자 속에 그러모을게. 땅만 바라보며 이삭 줍는 사람처럼 사랑에 취해, 장미와 백합과 팬지의 수를 헤아리는 사람처럼... 안나 드 노아이유 <사랑의 시들> 1924 네가, 멀리 떠나는 내게 준 시를 오늘에야 적어봐. 나도 네게 이런 위로와 곁을 줄 수 있었다면... 집으로 오는 길에 본 큰 나무들 위에, 네가 앉아있는 상상을 했어.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이상하게 느껴지는 네가 죽었다는 생각을 하고, 글로도 여러 번 적어봤는데 너무 빨리 애도하고 추모한 것 같아. 뭔가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왜냐면 아직도 사실이 아닌 것 같거든. 그래서 이런 말을 적는 것도 기분이 이상해. 생각할수록 네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 같아. 삶도, 밥처럼, 한 숟가락씩 십시일반해서 줄 수 있는 것이었다면. 내가 그릇을 들고 어디까지나 누구에게나 찾아가 네 몫의 삶을 가득 넘치게 받을텐데. 방금까지 여기 있던 사람이 떠난 것처럼 그리워. 더보기 1 공유하기
이은조 친구/지인 2025년 01월 08일 오늘도 네가 보내줬던 노래를 듣는다. 우리는 서로가 좋아하는 노래를 주고받는 것으로 안부를 대신하는 날도 많았지. 어떤 곡은 백 마디 말보다 서로의 상태를 명징하게 전해주었고 네가 그 시절에 아끼던 노래들은 차마 지금은 듣지 못하겠어서 넘긴다. 나는 네가 그만두려고 포기한 게 아니라 누구보다 살려고 노력했다는 걸 생각하면 온전히 멈추게 돼. 아이들에게 사는 건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노후를 상상하면 항상 힘이 난다고 말했을 만큼 너는 삶을 향해있었는데. 나아간다,는 동사를 좋아했잖아 너는 지난 일을 추스르고 하루를 보듬는 일의 전문가였잖아 네 몸이 아닌 것들까지 그랬던 네가 내밀었던 손을 다 잡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많은 분들이 각자의 잘못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해줘서 혼자 여러 번 따져봤어. 네가 진실과 사실을 구별해야 한다고 했잖아 그거 한 번 해봤어. 그런데 모든 감정을 뒤로하고 사실만 놓고 따져봤을 때조차 잘못이 맞아서 너무 미안해 영은아 미안해...... 오늘도 네가 보내줬던 노래를 듣는다. 우리는 서로가 좋아하는 노래를 주고받는 것으로 안부를 대신하는 날도 많았지. 어떤 곡은 백 마디 말보다 서로의 상태를 명징하게 전해주었고 네가 그 시절에 아끼던 노래들은 차마 지금은 듣지 못하겠어서 넘긴다. 나는 네가 그만두려고 포기한 게 아니라 누구보다 살려고 노력했다는 걸 생각하면 온전히 멈추게 돼. 아이들에게 사는 건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노후를 상상하면 항상 힘이 난다고 말했을 만큼 너는 삶을 향해있었는데. 나아간다,는 동사를 좋아했잖아 너는 지난 일을 추스르고 하루를 보듬는 일의 전문가였잖아 네 몸이 아닌 것들까지 그랬던 네가 내밀었던 손을 다 잡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많은 분들이 각자의 잘못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해줘서 혼자 여러 번 따져봤어. 네가 진실과 사실을 구별해야 한다고 했잖아 그거 한 번 해봤어. 그런데 모든 감정을 뒤로하고 사실만 놓고 따져봤을 때조차 잘못이 맞아서 너무 미안해 영은아 미안해... 미안해서 어떡하지 이걸 너에게 갚을 길이 없어. 어떻게 하면 속죄할 수 있을까? 우는 것도 보고 싶은 것도 사랑하는 것도 모자른데. 죽음 앞에서 설득이란 있을 수 없고 네가 구원이라 표현했던 것은 오로지 행동이었는데. 더보기 공유하기
해나 친구/지인 2025년 01월 06일 선배, 다르게 부른 적은 없어서 어색한 호칭을 적어봐요. 함께 했던 경험은 선관위 정도. 그런데 이 부고가 꽤 오래 머무네요. 몇번을 이곳에 들어와서 읽고 또 읽어봤어요. 살아남는다는 게 무슨 일일까 종종 생각해요. 사는 것보단 남는 일 같다고... 누군가 떠날 때마다. 명복을 빕니다. 공유하기
여원 친구/지인 2025년 01월 05일 영은아 방을 쓸다가, 얼굴에 물기를 닦다가, 학교로 올라가다가 네가 막 생각나. 왜 나는 널 안아주지 않고 택시에 태워보냈을까 왜 네 핸드폰을 직접 갖다주지 않았을까 왜 생일 축하 메시지만 보내고 만날 날짜는 잡지 못했을까 너의 표정을 읽었음에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누었고, 난 지금 그게 너무 후회돼. 우리 집에서 자고 가라고 할 걸. 그 순간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너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이었을 텐데. 네가 그랬잖아. 친구는 내 몸과 같다고.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왜 난 그 때 망설였을까. 언젠가 차분하게 너와의 기억을 정성스레 빨래 개듯이 적어두고, 추억하고 싶어. 지금 이렇게 쏟아지는 감정들을 쏟아지게 둘게 영은아 또 올게 공유하기
나리 친구/지인 2025년 01월 05일 안녕 영은아. 졸업 후에 한 번도 널 보지 못해 어떤 삶을 살아온 지도 잘 모르지만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너의 모습을 꺼내어 이렇게 짧은 편지라도 남겨봐. 활짝 웃는 모습이 귀여웠던 영은아. 늘 모두에게 다정한 눈빛과 말투로 대해줬던 게 떠오르네. 지금 어디에 있든 그 곳은 너무 어둡지 않길 바라. 따뜻하고 포근한 어딘가에서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 안에서,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내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게. 만나지 못해 아쉽다. 고마웠어, 영은아! 공유하기
홍순영 친구/지인 2025년 01월 05일 오늘은 경복궁에 갔는데 어김없이 너를 생각했어! 우리 같이 경복궁 갔었잖아~ 따뜻한 봄날이었는데. 너는 눈을 감고 미소 지으며 바람을 느꼈던 것 같아. 고즈넉한 삼청동 길도, 운치 있던 서촌 길도 우리는 손을 잡고 동그랗게 걸었고. 너무너무 그리워~ 공유하기
Jiyoon 친구/지인 2025년 01월 04일 영은님 안녕하세요. 지윤이에요. 주섬거리며 영은을 알고 있는 친구와 통화했어요. 그러다 언니에게 전화로 혼이났어요. 아침부터 저와 밥먹으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아직 출발을 안했냐면서요. 조심스레 영은님얘길했는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빨리 출발할수 있었던게 아니냐고 하네요. 미안하다고 하고 출발해요. 이걸로 다투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한살이 안된 조카랑 내내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구요. 영은님 왜 그러셨어요? 저는 이말을 묻지 않는게 이상해요. 우리가 일기모임을 했던게 기억나요. 6-7월이었죠. 저는 당시에 인간관계등의 일로 많이 지쳐있었어요. 쳐낼 일은 어떻게든 해나가면서 정신을 잡으려 애쓰고 있었지만 제 일기에는 분노 슬픔같은 우울한 내용도 많았어요. 영은님의 글은 그에비해 짧고 대상을 멀리 두고 있는 거 같았어요 거리감이 느껴졌달까요. 할머니가 과거의 한부분을 회상하듯이요. 푸른빛깔의 속이 비치는 가벼운 천이 바닷가에서 흩날리고 저는 그 틈으... 영은님 안녕하세요. 지윤이에요. 주섬거리며 영은을 알고 있는 친구와 통화했어요. 그러다 언니에게 전화로 혼이났어요. 아침부터 저와 밥먹으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아직 출발을 안했냐면서요. 조심스레 영은님얘길했는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빨리 출발할수 있었던게 아니냐고 하네요. 미안하다고 하고 출발해요. 이걸로 다투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한살이 안된 조카랑 내내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구요. 영은님 왜 그러셨어요? 저는 이말을 묻지 않는게 이상해요. 우리가 일기모임을 했던게 기억나요. 6-7월이었죠. 저는 당시에 인간관계등의 일로 많이 지쳐있었어요. 쳐낼 일은 어떻게든 해나가면서 정신을 잡으려 애쓰고 있었지만 제 일기에는 분노 슬픔같은 우울한 내용도 많았어요. 영은님의 글은 그에비해 짧고 대상을 멀리 두고 있는 거 같았어요 거리감이 느껴졌달까요. 할머니가 과거의 한부분을 회상하듯이요. 푸른빛깔의 속이 비치는 가벼운 천이 바닷가에서 흩날리고 저는 그 틈으로 영은님을 보는 거 같았어요. 영은님, 우리가 피드백을 주고 받았을때 기억하나요? 다른 사람들은 못왔던 날 은조와 정현과 저와 영은님 네 사람이 구글 밋을 통해 서로를 보고있었죠. 제 쪽에선 방의 불을 모두 꺼둔 상태여서 화면에 보이는 넷의 모습에 눈이 부쉈어요. 그렇게 비치던 영은님은 얼굴이 보고싶어요. 피드백을 하고 대화를 나누며 영은님이 상냥한 분 같다고 느꼈어요. 상냥한 말들을 해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잠시 헤어질때 제가 우리 다시 볼거라고 했죠 글로만나서 더 좋았어요. 영은님이. 영은님 푹쉬어요. 다시 만날 수 없지만 여기에 미련없이 편히 쉬시고 남겨진 사람들 너무 마음 아프지않게 도와주세요. 그동안 좋은 인생을 살았어요. 그래도 영은님 이야기를 못들은게 아쉽네요. 다시만나면 나눌줄 알았더니 저는 영은님의 장편글을 읽어보고 싶었는데요 줏어담기도 싫고 다 말해도 그게 전부가 아닌거 같아 늘어놓게 되는 글요. 그랬다면 영은님의 상황이나 마음을 더 알 수 있지않았을까, 제가 도울 수 있는게 있지 않았겠는가 아쉬움이 남아서요. 우리가 나누었던 블로그 글과 피드백할 말을 고르던 당신의 상냥한 태도를 기억할게요. 더보기 공유하기
이은조 친구/지인 2025년 01월 04일 영은 이번이 마지막 생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뭐 어쩌겠어 다시 태어나야지 다음에 나랑 자매로 태어나 내가 언니 할 거야 사랑만 해줄 거고 부둥부둥 우리 동생 잘한다 예뻐만 해줄 거고 어떤 일이 있어도 세상 끝까지 너를 지킬 거야 실패하지 않는 사랑으로 누구도 죽지 않게 할 거니까 그러니까 어디 다른 데서 태어나지 말고 잘 쉬고 기다리고 있어 다른 건 너의 소중한 이들에게 양보할 테니 친언니 역할만 하게 해줘 제발트에 따르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데 ‘아마도 오늘날 생각하는 것처럼 시간이 흐르지 않고, 흘러가지 않아서 내가 그 뒤로 돌아갈 수 있다면, 거기서 모든 것이 과거처럼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좀 더 정확히 말해 모든 시간의 순간들이 동시에 나란히 존재하거나 혹은 역사가 이야기하는 것 중 어느 것도 옳지 않았으면, 일어난 것이 아직 일어나지 않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다른 순간에 비로소 일어났으면’ 그러니까 우리는 겹겹이 포개진 동시성의 세계 안에서... 영은 이번이 마지막 생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뭐 어쩌겠어 다시 태어나야지 다음에 나랑 자매로 태어나 내가 언니 할 거야 사랑만 해줄 거고 부둥부둥 우리 동생 잘한다 예뻐만 해줄 거고 어떤 일이 있어도 세상 끝까지 너를 지킬 거야 실패하지 않는 사랑으로 누구도 죽지 않게 할 거니까 그러니까 어디 다른 데서 태어나지 말고 잘 쉬고 기다리고 있어 다른 건 너의 소중한 이들에게 양보할 테니 친언니 역할만 하게 해줘 제발트에 따르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데 ‘아마도 오늘날 생각하는 것처럼 시간이 흐르지 않고, 흘러가지 않아서 내가 그 뒤로 돌아갈 수 있다면, 거기서 모든 것이 과거처럼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좀 더 정확히 말해 모든 시간의 순간들이 동시에 나란히 존재하거나 혹은 역사가 이야기하는 것 중 어느 것도 옳지 않았으면, 일어난 것이 아직 일어나지 않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다른 순간에 비로소 일어났으면’ 그러니까 우리는 겹겹이 포개진 동시성의 세계 안에서 그 어딘가를 여행 중이라는데 지금 너는 나와 밤새도록 통화하던 작년 9월 한적한 제주도 바닷가에서 햇빛을 받고 있어 거기는 여름이 채 가시지 않아 따듯하고 온통 밝기만 해 그러니까 애도하지 않을 거야 거기서 내 편지 읽어주고 답장도 써주고 내 말도 들어주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못 자던 잠도 푹 자고 네가 사랑하던 계절의 변화를 제일 먼저 눈치채고 마중나가다 나 만나러 와주는 거 약속하는 거야 기다리고 있을게 더보기 공유하기
서상필 친구/지인 2025년 01월 03일 영은 누나,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은 소식에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누나와의 기억들을 되짚어 보아요. 처음 동아리 선후배로 만났던 날로, 낯가리고 어색해서 어쩔줄 모르는 제게 선배의 눈빛과 미소는 제게 잊을 수 없는 따스함이자 보드라움이었어요. 그 후로 함께 했던 시간들 속 누나는 늘 그런 미소를 가진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이따금 그 안에 담담하지만 강한 힘이 느껴질 때면 참 멋진 사람이다 생각하면서 동경하기도 했어요. 비록 우리가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물었던 시간이 너무 오래되었음에도 누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건 왜 일까요… 이 세상 너머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반갑게 인사 나눌 날을 기다리며, 선배의 따스함을 그리워하며 다시 마주할 날을 기다릴게요. 꼭 다시 만나요. 그때까지 그 곳이 어디든 평안하게 머물기를 먼 곳에서 바라고 기도해요.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