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죽음은 금기시되는 단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사람들의 죽음에 관한 인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즉,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 (Well-being)'에서 최근에는 품위 있게 죽자는 '웰다잉 (well-dying)'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렇듯 죽음은 누구에게나 언제든 찾아오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죠.
죽음 준비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이 크게 3가지 영역으로 나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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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준비 요소 (기본 정보, 유언, 재정,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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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사항 (장례식, 부고 알림, 의료 선택사항, 디지털 레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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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취 (버킷리스트, 나의 역사, 남기는 메시지)
각 체크리스트를 통해 어디서부터 준비해야 할지, 나는 얼마나 준비가 되어있는지 한번 알아봅시다.
1. 기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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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 종류 및 위치 기록 (운전면허증, 주민등록증, 여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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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 문서 종류 위치 기록 (부동산 문서, 자동차 등록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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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연락처 정보 기록 (변호사, 유언집행자, 재정관리자, 직장 인사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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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나의 죽음을 알릴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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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이 리스트를 관리할 사람
2.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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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 (없다면 변호사를 통해 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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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과 귀중품 - 위치 및 누구에게 물려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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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가족에 대한 지침 (자녀, 연로한 부모님, 애완동물 등)
3. 자산, 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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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관리자 여부 및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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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 여부 및 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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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계좌 리스트 (암호 또는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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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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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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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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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자산이 누구에게 갈 것인지
4. 기타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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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계정 리스트 및 비밀번호 (ex. 1Password 마스터 비밀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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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의료, 치과, 안과 등) 종료시켜야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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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관련 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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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청구서 (가스, 물, 전기, 난방, 핸드폰, 인터넷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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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미디어 (넷플릭스, 유튜브, 음악, 신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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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오프라인 멤버십 (헬스장, 동창회, 골프장 등)
1. 장례식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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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장례식 형식 - 종교적인, 캐주얼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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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장소 - 예배당, 자연, 개인적인 공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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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주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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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었으면 하는 것 - 기도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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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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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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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하고 싶은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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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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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비용을 미리 지불한 것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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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처리 방법 - 화장, 관, 에코장, 수목장 등
2. 부고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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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부고 알림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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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에 있으면 하는 내용 - 나의 성취, 아이들, 사업, 인생 교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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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를 보내고자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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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방식으로 보내고자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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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공간 만들기
3. 의료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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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의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경우에 대비한 대리인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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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결정 중 중요 사항 미리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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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생을 원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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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치료를 원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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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경우 의료팀에 넘겨줄 사전 지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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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임장 문서
4. 디지털 레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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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계정 및 비밀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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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 계정 및 비밀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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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및 블로그 계정 및 비밀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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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넘겨받을 대리인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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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및 디지털 파일 처리 방법
1. 버킷 리스트
2. 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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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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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재미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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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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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결심한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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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 중 인상 깊은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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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친구들과의 추억
3. 자기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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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에 대해 자랑스러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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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책을 쓴다면
위의 리스트 외에도 개인적으로 더 추가해야 할 부분도 있을 것이고 법적으로 또는 재정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위의 체크리스트를 통해 나의 삶을 되돌아보고 내가 얼마나 죽음에 잘 준비되어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며 이렇게 사소한 질문들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죽음을 준비하면서 역설적으로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하시길 바랄게요.